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 현실,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프로야구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선수들의 연봉 현실은 그에 걸맞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2020년까지 최저연봉은 27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30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선수들이 최저연봉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KBO 규약 제73조에 따르면, 연봉 5000만원 미만의 선수가 1군에 등록된 경우 구단은 5000만원에서 해당 선수의 연봉을 뺀 금액의 300분의 1에 등록 일수를 곱한 금액을 연봉과 별도로 지급해야 합니다.
이 규정에 따라 1군 선수의 최저 연봉은 5000만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KBO 리그에서 연봉 5000만원 이하를 받는 선수들은 얼마나 될까요?
연봉 5000만원 이하 선수들의 비율
KBO가 지난 2월 발표한 10개 구단 등록 선수(559명, 외국인 선수 30명 제외)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 51.16%(286명)가 연봉 5000만원 이하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 15.74%(88명)는 최저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 전체 선수단의 61.8%(55명 중 34명)가 연봉 5000만원 이하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이 다른 스포츠 종목들에 비해 낮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다른 스포츠와의 비교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연봉은 1억5495만원(2024시즌 기준)입니다.
반면, 2023시즌 프로축구 K1리그(12개 팀)의 평균연봉은 2억9545만원, 2023~2024시즌 남자프로배구의 평균연봉은 2억2900만원(2023~2024시즌)이었습니다.
남자프로농구의 평균연봉은 1억6000만원(2023~2024시즌)으로, 최저연봉도 4000만원입니다.
신인들도 데뷔 해부터 4000만원을 받습니다.
정규리그 기준으로 남자프로농구는 시즌 54경기, 프로야구는 144경기를 치릅니다.
하지만 최저연봉은 남자프로농구가 프로야구보다 34% 더 높습니다.
관중수입이나 상품 판매 등 매출은 프로야구가 다른 종목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 정작 대다수 프로야구 선수들은 다른 프로 스포츠 선수보다 대우를 못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은 지난해 처음으로 관중수입 1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10개 프로야구단 관중수입의 10분의 1도 안 됩니다.
해외 프로야구와의 비교
프로야구 선수단 규모가 다른 종목들보다 더 크기 때문에 평균연봉이나 최저연봉이 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일본 프로야구는 어떨까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은 74만달러(10억2000만원)입니다.
2005시즌 최저연봉은 31만6000달러였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1군 최저연봉은 20년째 제자리걸음인데, 메이저리그는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일본 프로야구(NPB) 1군 최저연봉은 1600만엔(1억3700만원)입니다.
2군 최저연봉은 440만엔(3770만원)입니다.
미국 마이너리그를 살펴보면, 트리플 A 최저연봉이 3만5800달러(4930만원)입니다.
더블 A는 2만7300달러(3762만원), 하이클래스 싱글 A는 2만7300달러(3762만원), 로우클래스 싱글 A는 2만6200달러(3610만원), 루키리그는 1만9800달러(2729만원)입니다.
현재 환율이 오른 영향도 있지만, 한국 프로야구 최저연봉은 마이너리그 싱글A 수준만도 못합니다.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로 승격될 경우 최저연봉(74만달러) 적용을 받아 KBO리그처럼 등록일수에 비례해 돈을 받습니다.
트리플 A와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차이는 20.7배입니다.
한국은 1.6배에 불과해 1군으로 승격돼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리그 성장과 선수 대우의 불균형
1982년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은 20배(3만3500달러→74만달러) 상승했습니다.
반면, 한국 프로야구는 고작 5배(600만원→3000만원) 올랐습니다.
야구단 매출의 잣대가 될 수 있는 관중수입을 보면, 1982년 한국 프로야구는 정규리그 240경기 동안 21억원의 관중수입(경기당 평균 888만원)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작년(2023년)에는 720경기에서 1233억원(경기당 1억7100만원)을 벌었습니다.
경기당 수입만 놓고 보면, 41년 동안 관중수입은 20배 가까이(19.2배) 늘었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는 이득 배분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리그는 성장했지만, 선수 대우는 2000년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5000만원 액수가 정해진 2005년 관중수입은 127억원이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10배가 늘었지만, 1군 선수 최저연봉은 그대로입니다.
고액 FA 등의 영향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늘어나고 있지만, 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최저연봉 인상의 필요성
프로야구 구단들은 최저연봉을 올리면 선수단 규모 등이 축소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샐러리캡 압박 등도 이유로 댑니다.
하지만 1군 최저연봉만이라도 올린다면, 신인 및 2군 선수들에게 더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현재 1군 최저연봉을 8000만원 수준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라는 콘텐츠는 이제 1000만 관중과 1500억원 관중수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주체는 선수들입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인기만큼 미디어 노출 빈도가 높아서 행동에 제약도 많습니다.
긴 시즌 동안 온갖 욕설과 비난도 감수해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51.16%가 5000만원 이하의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프로는 ‘돈’입니다.
이제, 진짜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프로’ 수준의 경기력도 필요할 테지만 말입니다.